조현병의 정의, 역학, 원인에 이어 임상증상 및 치료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4. 임상 증상 환자는 보통 수개월 내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병하면서 병전 증후(premorbid sign)를 보이는데, 이는 발병 전 행동특징들을 말합니다. 대개 조현성(schizoid) 내지 조현형(schizotypal) 성격장애를 보이는바, 조용하고 수동적이며 내성적입니다. 병전 증후들에 이어 전구 증상(prodromal symptom)들을 보입니다. 초기 전구 증상으로는 두통, 신체 통증, 무력감, 소화장애 등 신체증상을 표현하는 수도 많으나 이들은 의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학교, 직장 등 사회적 활동의 기능이 위축됩니다. 흔히 발병 전에 주위 사람들은 그 사람이 뭔가 변하였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또는 추상적 사고, 철학, 종교 등에 심취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괴상한 생각과 행동과 언행, 비정상적 감정 반응 및 괴이한 착각 등을 보입니다. 주 증상은 정신병리학자들에 의해 단순화 되어, 양성 증상(positive symptoms) 및 음성 증상(negative symptoms)으로 나누어지는데, 양성 증상은 정신기능의 왜곡이나 과도를 보이는 것으로, 망상, 환각, 지리멸렬한 사고 장애 등으로 뚜렷한 조현병의 증상이기에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끕니다. 음성 증상은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정신기능들의 소실, 결핍 또는 감소로서, 무언증, 감정 둔마(거의 늘 무표정한 감정 상태를 말함,affective blunting), 무의욕증 등이 있습니다. 5. 치료 치료의 대원칙은 조기발견(early detection), 조기 치료(early prevention) 및 재발 방지(relapse prevention) 입니다. 발견과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치료효과가 좋습니다. 첫 발병 후 치료를 받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을 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DUP)라 하는데, 이 DUP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습니다. 치료는 약물치료, 개인정신치료, 사회재활치료 모두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조현병의 약물치료는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항정신병 약물의 사용과 기타 불안, 우울증, 불면증 등에 대한 약물 사용으로 구성됩니다.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항정신병 약물의 실질적인 가치가 대단하다는 것은 여러 객관적 연구방법에 의해 증명되었으며, 특히 조현병의 양성증상을 경감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항정신병 약물을 투여하면 진정작용이 먼저 나타나고 항정신병 효과는 그보다 늦게 나타납니다. 보통 망상, 환각, 사고장애 등의 양성증상이 먼저 호전되며, 정서적 둔마, 의욕 저하, 사회적 위축 등 음성 증상은 서서히 장기간에 걸쳐 호전됩니다. 정신치료가 조현병에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논란은 있습니다. 즉, 신경증 환자와 달리 정신병 환자의 전이(transference)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왜곡되어 있는 등의 문제로 정통적인 정신분석치료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그러나 배려하는 마음으로 열정을 가지고 성역으로서의 치료공간을 제공하는 치료자의 태도는 혼란상태에 있는 조현병 환자의 치료에 핵심적인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현병의 개인 정신치료는 정신분석적 기법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지정신요법(supportive psychotherapy)이 선호됩니다. 즉 환자가 새로운 대응전략, 문제해결 능력 등을 배우게 하고 스트레스와 재발과 관련한 문제를 인식하게 합니다. 만성 조현병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환자가 어느 정도 회복하여 사회에 복귀하려 할 때 이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수가 많다는 것입니다. 환자의 역량부족이 문제이고,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러서 환자가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러한 어려움 사회 복귀를 돕는 치료를 크게 사회재활치료 또는 사회 복귀 훈련이라 부릅니다. 사회화(socialization), 가족치료, 학교교육 및 직업교육, 약물치료 등을 통합한 집중치료를 상당 기간 동안 지속하면 많은 환자를 사회 복귀로 이끌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 강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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