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내시경에 대해
가끔 뉴스에 진정 내시경 중 사망사고가 보도될 때마다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진정내시경을 하는 것이 많이 위험한지 정말 해도 되는지 많이 질문하곤 합니다.
진정내시경의 정의 및 방법, 고위험군에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정 내시경이란 약물을 사용해서 환자의 의식을 저하시켜 시행하는 내시경을 말합니다. 진정내시경에서 의식저하 정도는 환자가 어느정도 언어나 촉각에 반응을 할 수 있고 호흡이나 심혈관 기능이 다른 기구의 도움 없이 유지되는 정도를 목적으로 합니다. 일반 내시경에 비해 진정내시경은 환자의 걱정 및 불편감을 완화시킴으로써 좀 더 협조가 잘되어 검사 결과를 향상 시킬 수 있으며 내시경 시 불쾌한 기억을 잊게 하여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과도하게 진정될 경우 호흡 억제나 심혈관 기능의 저하 등을 발생시켜 주의를 요하겠습니다.
진정 내시경 시행 전 환자의 몸무게(약물 용량 결정), 혈압, 호흡수, 맥박 등의 활력징후 및 환자의 구강상태, 금식여부, 임신여부 등에 대해 평가해야하겠습니다.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당뇨, 만성폐쇄성 폐질환자, 고도비만(BMI>40), 급성 간염, 알콜 중독, 3개월 이내에 심근경색이나 스텐트 시술, 뇌혈관 질환이 있었다면 진정 내시경 전 충분히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진정내시경 시 사용하는 약물에는 미다졸람, 프로포폴과 같은 진정제와 메페르딘, 펜타닐과 같은 진통제 등이 있습니다. 미다졸람, 메페르딘은 작용 지속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길며 프로포폴, 펜타닐은 그에 비해 작용 시작 시간이나 유지 시간이 좀 더 짧습니다. 이 모든 약제들이 호흡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간에서 대사되어 소변을 통해서 배출됩니다.
진정내시경 법에는 미다졸람을 사용하는 표준 진정법과 미다졸람을 사용하지 않는 프로포폴 진정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미다졸람 사용 여부는 의사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상부 위장관 내시경 시에는 내시경 시간이 짧으므로 프로포폴 진정법을 사용하고 대장 내시경 등 시술시간이 긴 시술에 대해서는 미다졸람, 프로포폴을 사용할 수 있으며 시술의 통증 정도에 따라 진통제를 병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정 내시경 시 주의해야할 환자군으로는 고령, 간질환, 신장질환 환자와 임신, 수유부이겠습니다.
고령의 환자는 진정제에 대한 진정정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정제를 되도록 적은 종류, 적은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질환 환자는 약물의 대사에 장애가 있을 수 있고 진행된 간경화 환자에서는 신장 장애가 동반될 수 있으므로 진정내시경 시 특히 주의해야 하며 특히 작용 시간이 긴 미다졸람의 사용에는 주의를 요하겠습니다.
임신환자에서 내시경 자체가 산모, 태아에게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장관 출혈이나 연하장애, 담도질환 등과 같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중 프로포폴은 안전하다 할 수 있으나 임신 1기에는 자료가 많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미다졸람 역시 임신 제2,3기에 사용가능합니다. 진통제중 메페리딘을 고용량을 사용했을 때 산모의 호흡저하나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저용량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
수유부에서는 미다졸람은 투여후 4시간까지 배출 가능하므로 진정 내시경 후 4시간 후에 첫 모유는 짜버리고 수유해야하며 프로포폴은 투여후 4-6시간 후에도 검출되어 권장되지는 않습니다. 진통제인 메페리딘은 투여 후 24시간 후에도 모유에서 검출 되므로 수유 시 금지입니다. 이외 신장 투석 환자는 투석날을 피해 투석 받지 않는 날에 진정내시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혈압 환자는 내시경이 혈압 상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약물을 복용 후 진정 내시경을 하는 것이 좋겠으며 심혈관 질환이나 흉통이 있을 시 먼저 심혈관 검사를 한 후 내시경 시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처럼 고위험 환자에서도 적절한 용량 및 약물을 사용한다면 조심스럽게 진정내시경을 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약물 선택 및 용량 선택 그리고 내시경중이나 회복중 적절한 환자 감시가 이루어진다면 안전하게 진정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며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역시 담당 의사와 충분한 면담 후 진정 내시경을 시행한다면 안전하게 내시경 시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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